영화 보기

<영화> 내 이야기 -- 야수가 짝사랑하는 방식

포카라 2022. 1. 14. 11:13
728x90

 

 

 

며칠 전에 나가노 메이의 <한낮의 유성>을 재미있게 봤어요.오늘은 <내 이야기>를 봤습니다.둘다 올해 상반기에 개봉한 영화였어요.

한낮의 유성은 반짝하는 사랑을 은유합니다.한낮에 떨어지는 유성은 순간 아름답지만 영원하지는 않아요.별은 항상 거기서 빛나죠.사랑에 빠진 사람은 항상 그러한 사랑을 추구합니다.

영원한 사랑!

 

그런데 영원한 사랑이 있던가요? 우리 생명이 유한한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영원을 추구합니다.변치 않는 사랑 같은 것을요. 요즘 VOD 서비스로 영화를 많이 볼 수 있죠.CJ E&M 같은 회사나 캐이블 TV가 새로운 돈벌이를 만났습니다. 저도 VOD로 영화를 가끔 봅니다만 주로 무료영화를 봅니다. <한낮의 유성>도 공짜라서...ㅎㅎㅎ

 

나가노 메이가 너무 청순하고 풋풋한 매력을 발산하더군요. 영화 내용을 떠나서 깜짝 놀랐습니다. 오글거리는 정도가 장난 아닙니다. 고농축 초콜릿 저리가라 입니다. 그런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니고 나가노 메이가 하는 행동 그 자체가 귀여워요. 얼굴이 잘생겼다고 보기는 좀 그래요.  캐릭터 때문인지 너무 귀엽습니다. 인터넷 뒤져 봤더니 메이가 지금 일본에서 가장 인기있는 배우중 하나랍니다.

 

시골 촌뜨기 여학생이 도쿄에 전학오면서 첫사랑을 만나는 내용입니다. <내 이야기> 역시 나가노 메이가 여주 입니다.

이번엔 짝사랑 이야기 입니다. 미녀와 야수가 서로를 짝사랑 합니다. 짝사랑은 야수 몫인데 이 영화에서는 미녀와 야수가 동시에 서로에게 반합니다. 그러면서 상대방에게 서로 이야기 하지 못하죠.

 

야수가 이렇습니다.

 

 

 

미녀는 이렇죠

 

 

 

한낮의 유성>에서는 머리를 동여맨 모습이라서 분위기는 약간 다릅니다. 저는 이 영화에서 나가노 메이가 더 이쁘더군요.

 

 

 

일본 영화는 사소한 것을 이야기 합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이번에 <만비키 가족> 으로 칸느 그랑프리를 수상했습니다. 가족 이야기죠. 영화를 공부하는 아들이 그러더군요. 심사위원장이 여자라서 입김이 들어가지 않았을까, 라고요. 이창동 감독의 <버닝> 을 못내 아쉬워 하더군요. 저는 <만비키 가족>을 보지 않았지만 다른 작품은 몇 편 봐서 고레에다 감독이 만드는 영화 분위기를 대충은 압니다.

<태풍이 지나가고>  <바닷마을 다이어리>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진짜로 일어날지 몰라 기적>

나름 생각꺼리를 던져준 영화들입니다.

 

728x90

 

 

한국 영화는 큰 이야기, 사회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소설도 마찬가지죠. 그런데 이제 한국 소설은 팔리지 않고 서점 진열대는 진즉에 일본 소설이 점령해 버렸습니다. 제가 볼 때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충분히 상 받을 자격이 있다고 봅니다. 신자유주의가 전 지구를 초토화시키고 난 뒤에 세상의 변화를 미시적으로 들여다 봅니다. 노골적으로 사회성을 표방하지 않아도 영화를 보고 나면 울림이 있습니다.

 

신자유주의 세상에서 상처입지 않은 사람들이 있을까요? 가장 먼저 가족이 해체됩니다. <바닷마을 다이어리>에서는 아빠가 세 딸을 놔두고 집을 나가서 딴 살림을 차립니다. 아버지가 죽었다는 부고를 받고 장례식장에 가니 이복 여동생이 있습니다. 그 아이를 데려와서 네 자매가 바닷마을에서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서로 상처를 치유하는 이야기 입니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신생아실에서 뒤바뀐 아이를 키우는 부모 이야기 입니다. <태풍이 지나가고>는 헤어진 가족이 태풍이 오는 날 만나서 겪는 이야기 입니다. 이런 사건은 우리 옆에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것들이죠. 어쩌면 구질구질한 일상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 입니다. 이 두 편의 영화를 신자유주의와 연결해서 보자는 것은 아닙니다. 고레에다 감독의 시선은 어떤 연유로든 상처받은 사람들 이야기를 물끄러미 보여주는데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보고 나면 잠시라도 생각하게 만듭니다.

 

이상하게 이야기가 흘러갔는데 ,,,,,, 암튼 지금은 대서사의 시대는 아닌 것 같네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지 오래 되었잖아요. 이제 북한의 개방만 남겨놓고 있네요. 세상은 정말 빠르게 변합니다. 그런데 세상살이가 예전보다 더 행복해진 건가요? 더 어려워 지지는 않았나요? 청년 실업은 늘고 비정규직은 여전하고 대졸 실업자가 40만명이 넘습니다. 편의점 주인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합니다. 큰 이야기들의 시간이 지나간 자리에 작은 이야기들이 나타나는 듯 합니다. 일본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소설 <편의점 인간>에서 나타나는 유형의 사람들로 채워지는, 불루한 세상이죠.

 

가끔은 달달한 영화도 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꽃처럼 피어났던 청춘의 시절이 그리워지기 때문에 이런 영화를 찾는지도 모릅니다. 청춘의 시대를 사는 당사자는 자신이 얼마나 아름다운 시절을 건너가고 있는지 모릅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