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부터 전쟁의 화염이 조금 가실 무렵에 식당을 열어서 지금까지 해오고 있다. 교보빌딩 뒷쪽에 있을 때부터 다녔으니 나 역시 단골이다. 얼마전 지인들이 양양에 왔을 때 범부리 가서 잘한다는 메밀국수를 먹었다. 맛집이라고 소문이 자자한 곳이지만 나는 이런 강원도식 메밀국수보단 미진에서 하는 국수가 더 좋다. 미진국수가 부드럽다. 집사람하고 둘이 갔다. 먼저 보쌈 소(15,000원)을 시켰다. 배추 속잎 두장, 상추 몇 장, 마늘은 없고 무말랭이에 된장과 새우젓갈. 한약재에 삶은 맛이 나는 보쌈 수육은 혀에 척척 감겼다. 메밀소바만 잘하는 집이 아니다. 날씨가 더워서 미진에 가면 2인분 소바를 먹겠다고 작심했지만 보쌈 몇 점 먹으니 그 생각이 사라졌다. 옆자리를 흘겨보니 한쪽은 메밀전병 + 소바, 한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