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에서 을지로쪽으로 내려오는 길에 중앙극장이 있었다. 80년대 후반 중앙극장은 를 앙콜 상영했고 나는 거기서 이 영화를 봤다. 엄청나게 큰 화면 이었다. 인간의 운명은 신도 거역할 수 없다는 듯이 슬픔이 뚝뚝 베어나는 주제곡 가 잔잔하게 깔리고 8살 유리 지바고는 엄마를 잃고 슬픔에 잠긴다. 관이 메마른 땅 밑에 눞혀지자 삭풍이 불어와 깡마른 낙옆들을 우수수 관 위에 흩뿌린다. 아, 나는 그 첫 장면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죽은 자의 관, 거세게 몰아치는 바람, 그 바람에 이리저리 대지를 떠도는 고엽들. 앞으로 전개될 지바고의 고난에 찬 삶을 암시하기라도 하듯 바람은 미친듯이 불어댔고 영화는 음산한 잿빛 화면을 페이드 아웃시킨다. 는 작가 파스테르나크의 삶에 대한 선이해가 필요한 작품이다. 지..